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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영업이익 100억원 이상 강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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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처리업체 영업이익률 80%대 조선기자재 파나시아 불황 뚫고 이익 ‘쑥’


영업이익 1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 기업 중 영업이익률 10% 이상인 기업은 총 347개다. 이 중 영업이익률 혹은 영업이익 증가율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나름의 비결이 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거나 수출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알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유형 1 폐기물 처리가 대박? 

▶진입장벽 높고 처리 단가 오르니…

여러 업종 중 돋보이는 곳은 폐기물 처리업이다. 영업이익률 상위 10개 업체 중 4곳이 폐기물 처리기업이다. 부산그린파워, 양원이엔지, 센트로, 에코시스템이 주인공이다. 모두 영업이익률이 80%대다.

폐기물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은 혐오시설이다. 그렇다 보니 시설 설치 자체도 어렵고 국가에서 인허가를 잘 내주지 않는다. 처리시설 공급이 제한적이니 처리 단가도 자꾸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매립 단가와 소각 단가는 연평균 각각 15%, 9% 올랐다.

부산그린파워는 엔씨부산과 함께 부산시 내 유이한 산업폐기물 매립업체다. 엔씨부산이 보유한 부산 매립장 용량이 2019년 모두 차면서 반사이익을 누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원이엔지는 경북 고령군에 자리한 업체로 일반폐기물 처리 전문기업이다. 센트로와 에코시스템은 수처리 시스템 설계·설치·운영, 쓰레기 처리 등을 주요 사업 부문으로 보유한 종합환경기업 TSK코퍼레이션 자회사다. 

유형 2 작지만 강한 반도체

▶LD칩 국산화 ‘엘디스’ 눈길

반도체 부문에서는 엘디스, 한국씰마스타, 씨에스케이, 엘비루셈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주목할 만한 기업은 엘디스다. 엘디스는 지난해 LD(레이저 다이오드)칩을 개발해 월 10만개 규모로 양산하며 화제가 됐다. LD칩은 5G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지금까지 일본산이 주를 이뤘지만 엘디스가 국산화에 성공했다. 일본 수출규제 리스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국산화가 꼭 필요한 부품이다.

유형 3 주 52시간제에 골프장 활짝

▶세율 낮은 퍼블릭 운영사 주목

골프장 운영 회사가 많은 점도 눈에 띈다. 영업이익 100억~1000억원 미만 기업 중 7곳이 골프장 운영사다.

382억원 영업이익을 거둔 ‘골프존카운티’는 골프장 운영을 비롯해 골프 관련 커머스 사업을 진행한다. 2018년 대비 2019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240%다. 회원권이 없어도 이용할 수 있는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을 운영하는 성담솔트베이도 주목할 만하다. 영업이익 123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주 52시간제가 골프장 영업이익 상승을 이끈 요인이라 설명한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대중 골프장은 회원제 골프장에 비해 취득세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이 낮다. 그만큼 효율경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더불어 지난해 주 52시간제가 안착한 점도 골프장 호황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유형 4 레드오션에서도 승승장구

▶역전에프앤씨 로열티로 고수익

업종 불문하고 불황에 시달리거나 레드오션인 시장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내며 알짜 기업으로 자리 잡은 업체도 적지 않다. 파나시아와 나비스, 역전에프앤씨 등이 여기에 속한다.

파나시아는 조선기자재 전문기업이다. 2018년 약 1억4000만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715억원으로 급증했다. 조선업계가 오랜 기간 불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거둔 성과라 더욱 값지다. 2018년 말부터 선박용 황산화물 저감장치(스크러버) 판매를 시작한 점이 영업이익 수직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황산화물 저감장치는 배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에서 황을 없애준다. 황은 미세먼지와 산성비 등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졌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부터 선박 연료 황 함량 최대치를 기존 3.5%에서 0.5%로 조정하며 저감장치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파나시아 관계자는 “2012년 일찌감치 스크러버 연구개발(R&D)을 시작해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한 전략이 주효했다. 2017년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며 생산 과정 효율화에 힘써온 점도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전했다.

나비스는 내비게이션 전문업체다. 스마트폰 등장으로 주력 사업은 사양길에 접어들었지만 자율주행차량용 정밀지도 원천 기술 수출을 통해 활로를 찾았다.

역전에프앤씨는 치열한 자영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맥주 프랜차이즈 ‘역전할머니맥주’를 운영한다. 현재 전국에 520여개 매장을 보유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40%. 소종근 역전에프앤씨 대표는 “역전에프앤씨 수익원은 크게 두 가지다. 가맹점에 식자재 등을 제공하고 받는 물류 수수료와 가맹점 점포당 매출의 일부를 받는 로열티 수익이다. 수익성이 낮은 물류 부문보다 로열티 부문에 집중한 점이 높은 영업이익률을 이어가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 100억원대 주목할 만한 패션기업

패션업계 넷플릭스 꿈꾸는 ‘배럴즈’

배럴즈는 ‘커버낫’ 등 자체 브랜드와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 제품을 디자인·생산·유통하는 의류 전문업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8년 대비 4배 늘어나는 등 경쟁이 치열한 패션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캐주얼 브랜드 ‘커버낫’,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마크 곤잘레스’, 모자 브랜드 ‘이벳필드’ 등 여러 브랜드를 보유했다.

윤형석 배럴즈 대표는 탄탄한 수익을 거둔 배경으로 높은 재고 회전율, 낮은 비용, 유연한 시장 대처 능력 3가지를 꼽았다. 윤 대표는 “회전율이 빨라 악성 재고가 많이 쌓이지 않는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e커머스 매출 비중이 높다 보니 비용이 적다. 더불어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은 덕분에 제품을 소량만 시장에 내놓고 소비자 반응을 살핀 뒤 생산 지속 여부와 양을 정하는 ‘반응생산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도 이익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배럴즈가 ‘롤모델’로 유심히 지켜보는 회사는 두 곳이다. 스튜디오드래곤과 넷플릭스다. 패션업체는 아니지만 고객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전달하는 능력을 갖춰서란다. 윤 대표는 “소비자에게 만족스러운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이 배럴즈가 추구하는 바와 같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목표에 대해 윤 대표는 ‘브랜딩’ 능력을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향후 패션 시장에서는 브랜딩에 능숙한 회사가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온라인 부문에도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궁극적으로는 배럴즈를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줄 아는 회사로 키우려 한다. 요리로 비유하자면 감자 하나만 있으면 감자튀김부터 감자조림까지 고객 입맛에 맞는 여러 가지 요리를 선보이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반진욱 기자 halfnuk@mk.co.kr]